에리히 프롬 & 폭싹 속았수다의 애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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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행복이란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유례없는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현대인은 과연 행복한가? 현대 사회에서의 행복에 대해 고찰한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행복을 무엇이라고 했는지 알아보자.
 
 프롬의 사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인간관을 이해해야 한다. 프롬은 인간과 다른 동물을 구분 지을 수 있는 특성이자 인간의 본질을 이성이라고 파악했다. 그에 따르면 이성이 있는 인간은 세계와 분리되어 있음을 인지하고 불안과 고독을 느낀다. 이는 인간의 실존적 한계이다. 프롬은 인간은 세계와 합일을 이루고자 하며, 이러한 열망이 충족될 때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인간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을 소유적 실존양식과 존재적 실존양식으로 구분하고 어떤 실존양식을 따르는지에 의해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2. 인간의 두 가지 실존 양식 

 먼저 소유적 실존양식은 자신을 소유물과 동일시함으로써 세계와 일체감을 느끼고자 하는 삶의 방식이다. 소유적 실존양식 아래에서 사람들은 소유를 통해 감각적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지만, 욕망이 충족된 후에도 소유에 대한 탐욕을 느낀다. 자신과 세계와의 합일이 자신이 소유한 것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프롬에 따르면 이러한 탐욕은 소유물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의 욕구와 타인의 소유물을 빼앗기 위한 폭력의 욕구, 자신의 소유물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소유적 실존양식 아래에서 사람들은 더 많이 소유하는 것, 자신의 소유물을 지키며 타인의 소유물을 빼앗을 수 있는 권력을 차지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프롬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소유를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소유를 통해 행복의 원천을 발견하려는 집착적 욕망을 비판했다. 프롬이 보기에 이러한 욕망에는 포화점이 없다. 이미 소유한 것은 더 이상 충족감을 줄 수 없으며, 소유를 통해서는 인간의 근원적 불안과 외로움은 극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프롬은 이러한 소유적 실존양식이 아닌 존재적 실존양식으로 살아갈 것을 제안했다. 존재적 실존양식은 소유에서 벗어나 세계와 하나가 되는 삶의 방식이다. 프롬은 세계와 합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성적 능력을 생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때 ‘생산적’이라는 것은 쓸모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아니라 내면의 능동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프롬은 시를 읽고 의미를 깊이 있게 고민하는 사람의 내면에서는 능동적인 작용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았다. 존재적 실존양식 아래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세계와 긴밀하게 결합해 있다고 느끼므로, 가진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존재에 대해 호의적이다. 이때 사람들은 타인을 사랑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다른 존재의 성장을 도우려 하는데, 프롬은 이러한 삶의 모습을 궁극적 행복이라 보았다.
 

3. 현대사회의 행복 문제를 어떻게 진단했을까?

 그렇다면 프롬은 현대 사회에서의 행복 문제를 어떻게 진단했을까? 프롬이 보기에 현대인은 물질적 풍요를 통한 감각적 욕망의 충족을 누리고 있지만, 고독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끝없는 소비를 조장하여 무한한 이윤을 추구하는 소유지향적인 사회이다. 프롬은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과 같은 위기는 개인이 존재지향적 삶을 사는 것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우며, 근본적 해결을 위해 사회적 변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사회의 구조와 규범에 따라 주된 실존양식이 무엇인지 결정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참고: 22년 9월 고1 국어 모의고사 지문)

 

4. 잡담, 어떻게 살 것인가?

 프롬의 방식대로라면 시를 읽고 의미를 깊이 있게 고민하는, 그래서 내면에서 능동적인 작용이 일어날 때  '나'는 세계와 긴밀하게 결합해 있다고 느낄 것이다. 그러면 비로소 가진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지 않겠지. 다른 존재에 대해서도 호의적이고 타인을 사랑하고 가진 것은 나누고.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여주인공 애순이는 시인을 꿈꾼다. 그렇다면 그녀는 프롬의 말처럼  '존재적 실존양식'을 실천하며 사는 여인이렸다. 
 
그녀의 시 '개점복(전복)'과 '춘풍' 을 감상해 보자.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개점복(전복)

 
허구헌날 점복 점복
태풍와도 점복 점복
딸보다도 점복 점복
 
꼬르륵 들어간면 빨리나 나오지
어째 까무룩 소식이 없소
점복 못 봐 안 나오나
숨이 딸려 안 나오나
 
똘래미 속 다 타두룩
내 어망 속 태우는
고놈의 개점복
 
점복 팔아 버는 백환
내가 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 싶네
허리아픈 울 어망
콜록대는 울 어망
 
백환에 하루씩만 
어망 쉬게 하고 싶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춘풍

 
춘풍에 울던 바람
여적 소리내 우는 걸.
 
가만히 가심 눌러
점잖아라 달래봐도
 
변하느니 달이요.
마음이야 늙겠는가.

 

5. 폭싹 속았수다. OST 감상

https://youtu.be/bsKWRsVMuak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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